기자회견 하는 손준호. (수원=연합뉴스)
수원FC가 승부조작으로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영구 제명 징계를 받은 손준호와 계약을 해지했다.
최순호 수원FC 단장은 13일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최종적으로 결정이 나야겠지만, 이미 논란이 된 상황에서 손준호가 팀 훈련을 소화하고 경기를 뛴다는 건 팬들에게 예의가 아니다”라면서 “지금 상태에서는 계약 해지하는 쪽으로 가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손준호는 지난 10일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승부조작 혐의로 영구 제명 징계를 당했다.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손준호의 징계 내용을 통보받은 FIFA가 징계위원회를 열어 ‘타당하다’고 판단해 각국 축구협회로 관련 내용을 전달하면 손준호의 승부조작 혐의와 영구 제명 징계는 전 세계에서 효력이 발생한다.
지난 6월 손준호의 수원FC 입단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최 단장은 중국축구협회의 징계 사실이 알려진 직후엔 FIFA의 최종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는 손준호가 계속 경기를 뛸 수 있게 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최 단장은 “처음에는 뛰게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는데, 사안이 너무 커졌다”고 입장을 바꾼 이유를 설명했다.
손준호는 지난해 5월 ‘비(非) 국가공작인원 수뢰죄’로 중국 공안에 형사 구류됐고, 약 10개월간 구금된 끝에 지난 3월 석방돼 귀국했다.
어떤 혐의로 붙잡힌 건지, 정확히 어떤 과정을 거쳐 풀려난 것인지 등에 대해 전혀 설명하지 않던 손준호는 아마추어 팀에서 몸을 만들다 지난 6월 수원FC에 입단했다.
손준호는 중국축구협회 발표 다음 날인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눈물까지 흘리며 결백을 호소했다.
그러나 중국 법원에서 ’20만 위안(약 3천700만 원) 금품 수수 혐의’가 유죄로 판결된 것은 하루빨리 석방돼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재개하기 위해 판사와 거래한 결과라거나, 이 돈을 팀 동료로부터 받은 건 맞지만 그 이유는 기억나지 않는다는 등 석연찮은 해명으로 일관하면서 여론은 더 싸늘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민구단으로서 ‘혈세’를 허투루 쓴 게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오자 수원FC는 더는 손준호를 품고 가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수원FC는 K리그1 3위(승점 48)까지 올라 우승 경쟁에 도전하려던 참이었다. 여름 상승세의 ‘엔진’ 역할을 해주던 손준호가 전열에서 이탈한 것은 작지 않은 악재다.
국가대표팀은 물론이고, K리그1 전북현대도 손준호 선발이나 계약을 주저하며 상황을 지켜본 상황에서 수원FC가 손준호를 영입한 프로세스는 향후 문제가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강종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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