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 경기가 본격적으로 시작한 27일(이하 현지시간), 한국인들은 크게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본지 기자는 대회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이 열리는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를 찾았다. 경기 시작 2시간 30분 전인 오후 6시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1시간 30분 동안 입장을 위해 길게 늘어선 관중들을 계속 둘러봤지만 동양인은 대부분 일본인과 중국인이었고 한국인은 10명 안팎에 불과했다.
거리와 금액도 문제지만 구하기 힘들다는 점도 한몫을 했다. 경기도에 거주 중인 구이레(30대·여)씨는 “8월 3일까지 파리 올림픽 관람을 겸해 관광을 왔는데 수영과 양궁 각각 1장씩밖에 구하지 못했다”며 “수영의 경우 공식 재판매를 통해 80만원을 주고 겨우 보게 됐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응원하러 온 한국인이 많이 없다 보니 걱정의 목소리도 나왔다. 구이레씨는 “태극기를 가지고 오지 못한 게 아쉽다며 김우민 선수가 기죽지 않고 경기에 임했으면 좋겠다”고 응원을 보냈다.
실제로 이날 김우민이 출전한 남자 자유형 400m 결승 경기 시작에 앞서 선수들이 차례로 호명되자 관중석에서 자국 선수에 대한 응원이 나왔지만 상대적으로 한국이 적었다. 김진태 도지사와 양희구 도체육회장 등 9명으로 구성된 ‘강원이·특별이 응원단’의 열띤 응원이 돋보일 수밖에 없었다.
김진태 도지사는 경기 후 본지를 비롯해 현지 파견에 나선 강원 기자단에게 “첫날부터 소리를 너무 질러 목이 부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어 “직접 현장에서 경기를 보니 메달 색깔로만 판단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전 세계 챔피언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동메달은 어마어마한 성적”이라고 김우민 선수를 칭찬했다.
한편, 수영 경기장 밖 주변 분위기는 평온함에 가까웠다. 프랑스 당국이 테러 및 치안에 각별히 신경 쓴 만큼 경기장 곳곳에 4~6명의 경찰이 무리를 지어 구역을 경계했다. 말을 탄 경찰도 있었고, 밤이 되자 군복을 입은 군인도 모습을 드러냈다. 프랑스 당국에 따르면 개막식이 열린 지난 26일에는 경찰 4만5000명이 투입됐고, 이후 8월 11일까지는 계속되는 올림픽 기간 중 매일 약 3만 명의 배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을 보기 위해 약 1㎞가 넘는 긴 줄이 만들어졌지만 이 또한 잡음 없이 관중들이 출입했다. 자원봉사자들이 길어지는 줄을 관리하고 입장문을 추가로 여는 등 관중 관리에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그 중에는 한국인 자원봉사자도 있었다. 파리 모 대학교 유학생인 김민주(24·경기·여)씨는 경기가 끝나고 관중들이 나가는 길을 안내하기 위해 확성기를 들고 밝은 표정으로 인사했다. 그는 “재미있어 보며 자원봉사에 지원하게 됐다”며 “이벤트 서비스팀에 소속돼 관중 안내를 주 업무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총 10일만 자원봉사 일을 하면 되기 때문에 경기도 보고 즐길 예정”이라고 전했다. 파리/심예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