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외국인투수 디트릭 엔스. 스포츠동아DB
“내 이름이 불리면 언제든 나가 던질 수 있게 잘 준비하겠다.”
LG 트윈스 외국인투수 디트릭 엔스(33)는 KT 위즈와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물음표를 남겼다. 2경기에 선발등판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 못했다. 5일 1차전에선 5.1이닝 5안타 1홈런 3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고, 9일 4차전에서도 3.1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다. 이에 염경엽 LG 감독은 PO부터 그를 불펜으로 기용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엔스에게는 아직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게 중요했다. 준PO에서처럼 ‘휴식이 충분하게 주어지지 않는 상황에선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어렵다’는 생각은 있다. 그러나 “내가 팀을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는 게 있다는 뜻 아니겠는가”라는 마음이 더 크다. 그는 “내 이름이 불리면 바로 나가 던질 수 있게 잘 준비하겠다”며 “코칭스태프와 이야기를 나눈 결과, 나 또한 이 아이디어가 괜찮을 것 같다고 동의했다”고 밝혔다.
삼성 라이온즈와 PO 출격을 기다리는 엔스는 준PO를 잊고 다시 시작하겠다는 의지다. 올 정규시즌에도 초반 부진을 이겨내고 13승(6패)을 거둔 만큼 가을야구에서도 충분히 반등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는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PS)에서 마음가짐이 다르지 않다”며 “좋지 않은 기억은 빠르게 잊고 다음을 준비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어 “내게 기회가 더 주어졌다는 게 아주 고마운 일이지 않은가. 나를 다시 증명할 수 있는 시간이 남아있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엔스에게는 되새길 수 있는 경험이 있다. 한국에서 가을야구처럼 미국 마이너리그 시절 중압감이 큰 경기를 치른 적이 있다. 2016년 뉴욕 양키스 산하 트리플A 스크랜튼 윌크스-배리 레일라이더스 소속으로 인터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우승을 이끈 바 있다. 그는 “메이저리그(MLB)에서 우승 경험은 없지만, 양키스 트리플A 시절 겪은 적이 있다”며 “앞으로 한 경기, 한 경기 충실하게 임해 LG가 이길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현세 기자 [email protected]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