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송영진이 낙차 큰 포크볼로 유명했던 일본의 전설적 마무리투수 사사키 가즈히로의 방식대로 변화구를 구사하고 있다. 인천|김민성 기자 [email protected]
“직구처럼 던져서, 땅바닥에 꽂는다는 생각으로….”
SSG 랜더스 송영진(20)은 스프링캠프 기간 포크볼을 연습했다. 지난해 아예 던지지 않은 구종은 아니다. 단지 ‘내 공’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완성도를 높이고 싶어 했다. 당초 송영진은 직구와 슬라이더, 포크볼 3개 구종은 확실히 구사할 줄 알았지만, 3개만으로 부족하다 생각해 체인지업과 포크볼 중 손에 더 잘 익는 공을 골랐다. 그게 포크볼이었다. 다만 송영진은 이 포크볼에 만족하지 못했다. 원하는 구질이 나오지 않은 까닭이다.
그런데 송영진은 지금 포크볼을 ‘위닝샷’으로 구사하고 있다. KBO 공식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구사율은 지난해 5.6%에서 10.8%까지 두 배 가깝게 올랐다. 2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만난 그는 “사실 포크볼을 버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다”고 털어놓은 뒤 “고민하던 와중에 송신영 코치님이 내게 또 다른 포크볼 그립을 알려주셨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 공은 곧 위닝샷이 됐다. 송영진은 “코치님에게 ‘한번 던져보겠다’고 하고 불펜피칭과 캐치볼을 할 때 던져봤더니 정말 편했다”고 밝혔다.
‘대마신’ 사사키 가즈히로의 포크볼을 구사하는 SSG 송영진. 인천|김민성 기자 [email protected]
송영진이 배운 포크볼 그립은 과거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와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미·일 통산 381세이브의 마무리투수로 활약한 사사키 가즈히로의 방식이었다. 사사키는 2011년 LG 트윈스의 스프링캠프 인스트럭터로 한국야구와도 인연을 맺은 바 있는데,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뒤에는 타자들이 웬만한 변화구에 꿈쩍도 않자 직구와 헷갈릴 정도로 일정하게 뻗다 갑자기 땅에 꽂히는 듯한 포크볼을 연마한 선수로도 알려져 있다. 송영진은 “송 코치님이 ‘예전 시애틀에서 뛰던 사사키의 그립’이라고 알려주셨다”며 “직구처럼 던지되 홈플레이트 앞에서 땅바닥에 꽂겠다는 생각으로 던진다”고 말했다.
송영진은 이 포크볼을 다양한 상황에 활용한다. 볼카운트를 올릴 때 그립을 약간 변형해 낙차를 줄이거나 결정구로 구사할 때 낙차를 어느 정도 조절할 만큼 숙련도도 높아졌다. 주전 포수 이지영과 볼배합 면에서도 경기별 구사율이 최대 24.7%에서 최소 2.1%에 이를 정도로 변화무쌍했다. 28일 인천 두산 베어스전에선 전체 투구수 90개 중 포크볼은 단 3개밖에 되지 않았지만, 위닝샷으로 두 차례 구사해 그 중 삼진을 1개 솎아내기도 했다. 그는 “이 공에도 상대의 분석이 들어올 텐데, 던질수록 노출된다고 생각하지 않고 계속해서 잘 대처해 보겠다”고 다짐했다.
인천|김현세 기자 [email protected]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