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호하는 김가영. (C)PBA
‘당구 여제’ 김가영(하나카드)이 프로당구 역사를 새로 썼다. 김가영은 8일 오후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 그랜드호텔 컨벤션타워에서 열린 ‘하이원리조트 PBA-LPBA 챔피언십 2024’ LPBA 결승전에서 김보미(NH농협카드)를 상대로 세트 점수 4-2(11-0, 11-6, 11-4, 3-11, 9-11, 11-1)로 승리하고 우승컵을 들었다. 이로써 김가영은 올 시즌 3차 투어인 베트남 하노이 오픈부터 이번 7차 투어까지 5회 연속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이 과정에서 김가영은 30연승을 질주했다. 5회 연속 우승과 30연승 모두 프로당구 최다 기록이다. 이번 우승으로 김가영은 통산 12승을 달성했다. 이 또한 남녀부 최다다. 우승 상금 4천만 원을 더한 김가영은 최초로 단일 시즌 상금 2억 원을 돌파했고, 누적 상금 랭킹 1위(5억4천180만 원)를 굳게 지켰다. 한 경기 최고 애버리지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는 ‘웰컴톱랭킹'(상금 200만 원)은 PQ(2차 예선) 라운드에서 송민지를 상대로 애버리지 2.778을 찍은 최연주가 받았다. 김가영은 경기 초반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쉽게 5연속 우승을 달성하는 듯했다. 내리 1세트부터 3세트까지 따낸 그는 4세트와 5세트 김보미에게 반격을 허용해 3-2로 쫓겼다. 승부처인 6세트에서 김가영은 3-1로 앞선 채 하이런 6점을 챙겨 9-1로 달아나며 사실상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곧바로 다음 이닝에서 옆돌리기와 대회전을 차례로 성공해 11-1로 우승을 확정했다. 김가영은 명실상부한 LPBA 최고 기량 선수다. 당구계에서는 ‘남자부 PBA에서 뛰더라도 유일하게 1부에서 경쟁력 있을 선수’로 그를 꼽는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5연속 우승과 30연승은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기록이다. 김가영은 “실력이 좋아도 연속으로 우승할 비결은 없다. 여러 조건이 잘 맞았다”면서 “위기도 무척 많았다. 중간에 위기를 넘긴 게 노력도 있겠지만, 운도 따랐다”고 돌아봤다. 남자부 PBA 도전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전혀 없다. PBA 선수와 경쟁할 수준이 안된다. 내가 뛰면 물을 흐리는 셈”이라고 잘라 말했다. PBA에서는 애버리지 1.5 이상 기록해야 경쟁력이 있다. 김가영은 여자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애버리지 1.0을 넘어 1.2∼1.3에 도달했지만, 현재로서는 갈 길이 멀다는 게 스스로 내린 진단이다. 다만 김가영은 “애버리지 1.2, 1.3 기록하는 선수가 그들과 경쟁하는 건 옳지 않다. 정말 열심히 연습해서, 행여나 애버리지 1.5를 기록하면 물을 흐리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여지를 뒀다. 한편 대회 마지막 날인 9일에는 PBA 준결승전과 결승전이 열린다. 먼저 정오에 김영원과 다비드 사파타(스페인·우리금융캐피탈)가 대결하고, 오후 3시에는 김현우(NH농협카드)와 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크라운해태)가 결승 티켓을 놓고 다툰다. 우승 상금 1억 원이 걸린 결승전은 오후 9시에 열린다. 이진원 기자 [email protected] Source link